메뉴 건너뛰기

〔진주 편의점 여성 혐오 폭력사건 2심 재판 엄벌 촉구 기자회견문〕

 

가해자 온정주의 말고 혐오 범죄 가중 처벌하라!

 

2023년 11월 4일 발생한 진주 편의점 아르바이트 여성 혐오 폭행 사건의 2심 재판 첫 공판이 2024년 6월 20일 오전에 진행되었다. 본 사건의 피의자는 지난 1심에서 징역 3년, 편의점 주인에게 배상금 250만원, 현장에서 폭행을 말리다가 다친 남성의 치료비 및 위자료

1천만원 지급 명령 판결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로 추정되고 현실 검증 능력이 떨어진 상태의 가능성이 크다는 정신감정 결과와 피고인의 범행 경위나 언동, 수법 등이 모두 비상식적인 점을 종합해 심신미약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젠더폭력 범죄의 가해자 처벌에 대한 이전 재판부에서 많이 얘기하던 “초범에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해...”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폭행 당시 “여자가 머리가 짧은 것을 보니 페미니스트다.”, “나는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인 것이 맞다. 특정 집단을 그리고 그에 속한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일면식도 없는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와 말은 일반 시민의 상식에서는 이해가 될 수 없는 비상식적인 언행이다. 그리고 단순 비상식적인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이유로든 싫어하고 기피하는 감정을 넘어 증오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는 언어와 행동 등은 ‘혐오’라고 사전에서도 정의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명백한 여성 혐오 범죄다. 그런데 사법부에서는 ‘심신미약’이라 한다. 여성 혐오는 심신미약이 아니다. 일반 시민들의 상식에 반하는 아주 위험하고 사회 위협적인 혐오 범죄, 폭력이었음을 가해자 스스로 말로서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서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 내가 일하는 일자리에서조차 안전하지 않고, 일상의 어느 곳에서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법부의 1심 판결로 국가의 법 체계도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국민의 절반인 대한민국 여성에게 확인시켜 준 것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폭력을 당하고, 친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죽이고, 교재를 종료하길 원한다는 이유로 폭력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하는 수 많은 여성들이 있다. 이런 사건들의 가해자가 가진 가부장적 인식과 깊은 성차별로 인한 여성혐오에서 기인한 폭력의 인과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법부는 심신미약이라는 알 수 없는 핑계를 말하고 있다. 계속되는 여성폭력에 심신미약이라는 핑계로 감형을 하는 사법부도 공범이다. 피해자는 평생 동안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피해를 당했고, 옆에서 도운이는 일자리를 잃고 억울함을 호소할 길 없는 일상을 견디고 있다. 이들은 난생처음 날벼락 같은 피해를 겪고 일상과 미래에 불안과 불신의 트라우마를 겪게 되었다. 이에 대한 고려를 재판부에서는 먼저 했어야 했다. 재판부는 가해자 즉 피의자에 대한 고려만을 양형의 근거로 삼는가? 이것이 사법 정의인가?

 

이번 2심 재판부는 여성혐오 범죄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직시하고 그에 합당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경남 지역 여성단체,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시민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여성 혐오는 심신미약이 아니다!

- 가해자를 위한 온정주의 말고 여성 혐오 범죄 가중처벌하라!

 

 

2024. 6. 20.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김해여성회, 김해여성의전화,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진주여성민우회,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살림공동체, 창원여성의전화, 통영여성장애인연대, 거창여성회, 경남여성회 부설 경남성폭력・가정폭력통합상담소,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부설 경남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부설 경남여성장애인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동행’, 김해여성회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진해여성의전화 부설 진해성폭력상담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창원여성의전화 부설 창원성폭력상담소, 경남여성연대, 진주여성회, 창원여성회, 사천여성회, 남해여성회,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전국여성농민회 경남연합, 경남지역 페미니즘동아리연합 ‘아우르니’,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여성위원회, 여성평등공동체 숨,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 진주여성연대, 진주여성회, 진주YWCA,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 진주평화기림사업회, 진주성폭력상담소,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 경남이주여성인권센터, 진주시여성농민회, 경상국립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세상의 절반’,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여성의당 경남도당.(총 43개 단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6 경남지역 텔레그램 불법합성물 사태 대응 연대 기자회견 진해여성의전화 2024.09.03 3
195 (공동성명) 문제는 온라인 남성문화다. 우리가 뒤엎는다 진해여성의전화 2024.08.29 6
194 (화요논평)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범죄인 줄 모르는 자 없다 - 대통령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 주문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4.08.28 1
193 [화요논평] 성별 구분 빠진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해 통계? 제대로 된 공식 통계 발표하라! admin 2024.08.21 6
192 [화요논평]한국 사회의 여성폭력 현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복되는 우려와 권고 - 정부는 더 이상 국제법상 의무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마라! admin 2024.08.08 10
191 [화요논평] 여성가족부 장관 공석 6개월째,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나 admin 2024.08.08 12
190 [화요논평] 여성폭력 없는 ‘당연한’ 세상을 위해 나아가자 - 한국여성의전화 창립 41주년 - admin 2024.08.08 12
189 [화요논평] 계속되는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논의가 아닌 대책을 촉구한다. admin 2024.08.08 11
188 [화요논평]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부쳐 –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요구한다 admin 2024.08.08 17
187 [화요논평] 22대 총선 D-1, 성평등을 향한 새로운 국회를 만드는 ‘용감한 투표’를! admin 2024.08.08 15
» 진주 편의점 여성 혐오 폭력사건 2심 재판 엄벌 촉구 기자회견문 진해여성의전화 2024.06.20 24
185 (화요논평) 성차별로 얼룩진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 과정 - 정당은 이제라도 부적격한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고 성평등 국회를 만들기 위한 책무를 다하라 admin 2024.04.03 47
184 (화요논평) 대법원의 성인지적 관점에 대한 몰이해를 규탄한다! - 사법부는 대법관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성평등한 판결을 위해 노력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4.01.31 48
183 ( 화요논평) 성범죄, 성차별 논란투성이인 정당의 예비 후보자들 - 각 정당은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제대로 된 후보자 선출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4.01.31 64
182 (화요논평) 2024년, 우리는 여성 인권의 현실을 변화시킬 것이다 - ‘여성’ 빠진 대통령 신년사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4.01.31 65
181 (화요논평)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한국은 여성폭력주간? 진해여성의전화 2023.12.11 54
180 (화요논평) 성찰 없는 '벼락' 징계로는 아무것도 바로잡을 수 없다 - '설치는 암컷' 등 연이은 정치권의 성차별 발언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3.12.11 62
179 (화요논평) “페미라서 맞아야 한다”? - 여성폭력을 방치하는 정부 정부는 여성폭력 관련 인식 개선 예산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전면 폐기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3.11.10 48
178 (화요논평) 스토킹 가해자 처벌 않고, 피해자 지원 예산 축소하여 스토킹 근절하겠다? 국가는 구색맞추기식 스토킹 근절 정책 방향을 전면 개정하라!- 스토킹처벌법 시행 2년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3.11.10 50
177 (화요논평) 스토킹 피해자 신변보호조치 중 발생하는 여성살해 사건이 벌써 몇 번째인가. 국가는 근본적인 신변보호조치를 마련하라. - 신당역 여성살해 사건 1주기 및 ‘인천 스토킹 여성살해 사건’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3.09.21 66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