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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7일 신림동 공원에서 한 여성이 출근길에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하대 성폭력 사망사건, 신당역 여성살해 사건, 금천구 데이트폭력 살인사건 등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여성들이 동네 공원에서도,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국가에 도움을 요청했더라도 끝내 죽음을 피하지 못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우연히 살아남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바랐던 목소리가 무색하게 국가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며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여성폭력으로 세상을 떠난 여성들을 추모하며, 또 다른 죽음을 마주한 우리 사회를 돌아본다.

성평등 전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지난 8월 21일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본 사건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부서에 확인한 후 말씀드리겠다.”라고 답했다. 해당 부처의 수장으로 마땅히 책임이 있음에도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건 현장을 찾지 않았고, 대책은커녕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관악구의 한 구의원이 ‘여성안심’ 정책의 예산 삭감을 추진하며 이를 정치 성과로 홍보했던 점이 드러나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관악구는 여성정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뒷수습에 나섰지만, 해당 구의원의 예산 삭감 정책에 동의했던 다른 구의원들은 현 사안에 책임이 없다는 듯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언론은 무얼 하고 있는가. 가해자에 대해서 ‘은둔형 외톨이’ 운운하여 ‘비정상적인’ 개인의 ‘일탈적’ 행위였음을 강조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하여 사회구조적 원인에 대한 탐구는 등한시하고 있지 않은가.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곳이 특별치안활동지역이 아니었다는 무책임한 변명을 발표하였고, 여당과 정부는 당정협의회를 통해 본 사건을 ‘묻지마 흉악범죄’로 명명하며 ‘묻지마식 강력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과 ‘정신질환자 치료 및 관리강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구체적인 대응 방법으로 자율방범대와 CCTV 확충 등을 거론했다고 한다. 아무런 학습 효과도, 성의도 없이 반복하는 이같은 정책이 무엇을 방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수많은 삶을 떠나보내며, 우리는 이미 끊임없이 말해왔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여성을 동등한 존재라 여기지 않는 성차별적 사회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만은 듣지도, 인정하지도 않는 성차별적 국가가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더 이상 ‘각자 조심해서’, ‘운이 좋아서’ 살아남는 사회, 여성폭력을 방치하는 국가를 두고 볼 수 없다. 이에 다가오는 8월 24일,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해온 우리는 피해 여성을 추모하고 무책임한 국가를 규탄하는 긴급행동을 펼친다. 우리 함께, 누구나 ‘평등해서’ 신뢰하고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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