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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차별,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11월 22일자 경향신문에는 여성인 승객에게 성추행하는 ‘일부’ 택시기사의 문제를 언급하며, 대처법으로 증거를 남겨 신고하거나, 탑승・운행기록이 남는 택시를 이용하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런 성추행이 택시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요. 또한 기사에 언급된 형태의 성추행만이 문제겠습니까. 사회적 소수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이 언제, 어디서나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사에 언급된 피해는 그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자애 옷차림이 그게 뭐냐?", "여자는 조신하고 사근사근해야지", "여자는 밤에 다니면 위험해". 이 익숙한 표현들은 모두 빈번히 발생하는 먼지차별입니다. 먼지차별은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통념처럼, 성별, 성정체성, 장애 여부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담은 표현을 뜻합니다. 먼지차별은 다양한 여성들의 삶에 가해지는 제약일 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여성은 당해도 싸다'는 방관이자 위협이며, 기사에 묘사된 성추행이 실제로 대부분의 여성에게 발생하게 하는 폭력입니다. 먼지차별이 사소해 보여도 전혀 사소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기사에서는 피해자가 녹음을 해서 신고하라는 대처법이 제시됐을 뿐, 가해자의 책임이나 처벌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를 제지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조심’하라고 요구하는 것, 명백한 폭력입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내용이 버젓이 기사로 실린 것은, 만연한 먼지차별로 인해 그만큼 차별과 폭력에 둔감해졌다는 뜻일 겁니다.
내일부터 12월 10일까지는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입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폭력에 의해 죽어간 많은 이들을 추모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추방하기 위한 캠페인이 진행됩니다. 이러한 폭력을 멈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먼지차별을 쓸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세요. 먼지차별에 대한 당신의 불편함과 거부를 지지합니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151124
* 먼지차별에 얼마나 민감한지 궁금하다면, 먼지차별 테스트 하기 :
* 관련기사 :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51122221352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