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요논평] 대통령의 ‘신당역 여성살해 사건 4주기’ 추모,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용적인’ 정책 추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신당역 여성살해사건이 발생한 지 4년이 지났다. 신당역 여성살해사건은 3년간 불법촬영, 협박, 스토킹 피해를 당한 여성이 두 차례 고소를 통해 국가의 개입과 보호를 요청했지만 끝내 목숨을 잃은 사건이었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소셜 미디어에 추모글을 게시했다. 사건 이후 스토킹처벌법을 개정하고 피해자 보호제도를 보완해왔지만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현실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제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 “있는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부터 챙겨야 한다”, “피해자가 숨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멈춰 세워야 한다”며, 지난 7월 발표한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며 “제도 보완을 서두르겠다”는 다짐의 말을 남겼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은 이 정부의 지난 1년을 돌아보는 것이어야 한다.
지난해 7월 말, 의정부·울산·대전·서울·경남에서 열흘 사이 여성살해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지자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 사건들을 직접 거론하며 관계 부처를 질책했다. 올해 3월 남양주에서 전자발찌를 찬 가해자가 스마트워치로 112에 신고까지 한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을 보고 받은 대통령은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며 엄중 조치를 지시했다. 5월에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광주 여고생이 흉기에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 “청소년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전면전을 선포하는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7월엔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이 발표됐다. 그리고 9월, 경기 광주에서 이혼 소송 중이던 여성이 스마트워치를 누르고도 남편에게 살해됐다. 대통령은 어제 추모글에서 이 사건을 ‘비극’으로 언급했다.
반복되는 ‘질책’과 ‘지시’ 속에 현 정부의 임기가 1년 3개월여가 지나도록 아직도 “제도 보완을 서두르겠다”는 정도의 입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신당역 여성살해사건을 계기로 2023년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 조항은 삭제됐으나 2024년 신설된 스토킹 범죄 양형기준에서 ‘처벌불원에 해당하는 경우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문제가 지적된 바 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생활 전반과 내밀한 정보를 알고 이를 활용해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발생하는 스토킹 범죄의 특성을 반영한 정의 규정의 개선, 그나마 연장되었음에도 최장 9개월에 불과한 짧은 잠정조치 기간, 다양한 주변인 피해가 수반되는 점을 고려한 피해자 범위의 확대 등 스토킹처벌법의 보완 과제만 해도 산적해 있다.
“있는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부터 챙겨야 한다”는 점은 또 어떠한가. 2026년 7월에 내놓은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에서 언급된 ‘가해자 격리 강화’는 2025년 8월 ‘경찰청 관계성 범죄 종합대책’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는 내용이다. 전자장치 부착이나 가해자 유치, 구속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2026년 4월 발표된 경찰청의 관계성 범죄 전수점검 실시 결과와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비교하면, 2025년 스토킹 잠정조치 4호(가해자 유치)의 법원 인용률은 34.9%, 2026년 유치 결정률은 26.5%로 오히려 그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유사한 대책을 반복하면서도, 이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보완책이 빠져 있다면 무엇을 ‘챙겼다’고 할 수 있는가.
“일터에서도, 출퇴근길에서도, 일상의 어느 곳에서도 스토킹 범죄를 두려워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국가가 책임을 다하겠다”는 대통령의 다짐이 소셜 미디어를 넘어 수많은 피해자들의 삶에서 실현되기 바란다.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