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개혁으로 여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보장이 가능한가
지난 25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 보완 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26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의원들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 및 보완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검찰 개혁안이 실제 여성폭력 피해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는 다뤄지지 않은 채, 검·경 권한 조정만을 두고 다투는 작금의 현실에 입이 쓰다.
사건이 접수되면 경찰은 수사를 통해 사건을 검찰에 넘길지를 결정한다. 경찰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검찰은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경우 경찰에 ‘보완 수사 요구’를 하거나 ‘직접 보완 수사’를 할 수 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검찰이 경찰에 ‘보완 수사 요구’를 하거나 ‘직접 보완 수사’를 진행한다. 현재 논의되는 검찰 개혁안은 이러한 검찰의 ‘직접 보완 수사권’을 폐지하는 방향을 담고 있다.
경찰과 검찰 모두 성인지 감수성과 여성폭력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검찰의 보완 수사권은 경찰의 부실수사나 잘못된 판단을 다시 검토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검찰의 보완 수사권이 폐지되면 검찰은 사건을 직접 확인하거나 필요한 증거를 확보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하는 역할만 수행하게 된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검찰은 직접 수사할 수 없다. 결국 피해자가 경찰의 판단을 실질적으로 다시 다퉈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성폭력·가정폭력·스토킹 등 사건은 신고·고소 후 재판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형사절차의 당사자 지위를 갖지 못하는 피해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 채 그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이 보완 수사 요구권만 갖게 된다면, 검찰과 경찰 간 사건 핑퐁으로 수사기간이 더욱 지연될 수 있어 피해자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
‘검찰 개혁’으로 여성폭력 피해자 권리보장이 가능한가?
그렇다.
검찰의 성인지감수성 부족과 피해자에 대한 통념으로 인해, 경찰이 제대로 수사해서 송치한 사건마저도 검찰이 불기소한 사례도 적지 않다.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해 검찰 개혁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폐지하는 현 ‘검찰 개혁안’으로 피해자 권리보장이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검찰개혁은 단순한 검찰과 경찰 사이의 권한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성폭력,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 여성폭력 사건은 대부분 친밀한 관계나 사적인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과 정황증거를 성인지적 관점에서 종합적·면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는 경찰, 검찰을 막론하고 성인지 감수성과 여성폭력에 대한 이해 부족, 피해자에 대한 성차별적 통념과 편견 등으로 인해 필요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불송치 또는 불기소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어느 한 기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법원을 포함한 수사·사법기관 전반의 문제다.
검찰개혁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잘못된 판단을 다시 다퉈볼 수 있는 권리, 형사절차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의견을 낼 권리, 그리고 성인지적 관점에서 사건을 판단 받을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개혁이어야 한다. 검찰개혁이 여성폭력 피해자를 제도 밖에 남겨둔 채 추진된다면, 그 개혁은 '국민의 인권 보호'라는 목표를 온전히 달성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