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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은 성별이분법으로 인한 강고한 성차별은 물론 다양한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금지를 통해 모두가 평등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치를 담은 법이다.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평등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은 뜨겁고 코로나19 재난을 겪으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차별의 해소가 시급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국회는 아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았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차별과 혐오로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이들의 언어를 활용했고 엄연히 존재하는 성차별을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당선 이후에도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성차별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공약을 폐기하지 않고 있다.

여성가족부(이하’여가부’)는 헌법에 명시된 성평등의 가치를 실현하기위해 설치된 부처이다. 터무니 없이 적은 예산과 인력이지만 현재 부여된 성평등 정책과 청소년/가족정책, 젠더기반 폭력 피해자 지원정책 등 성차별 시정과 성평등 관점에서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기능을 다해왔다. 하지만 설치 이후 20여년 동안 여가부는 끊임없이 폐지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부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성차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개선의 의지가 있는지의 문제이다. 성별을 남성과 여성 둘로만 나눈, 성별에 따른 역할 분리와 배제가 성차별이고 이는 여전히 강고하다. 채용성차별, 저임금·불안정에 치우친 ‘여성’일자리, 각종 사회위기에서의 여성노동자 우선해고와 고용단절, 유리천장과 낮은 대표성, 독박돌봄의 결과가 OECD 국가 중 성별임금격차 1위로 나타나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젠더기반 폭력은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여성들의 현실은 성평등 정책의 전면화, 이를 전담할 부처의 강화를 가리키고 있지만 윤당선인은 차별과 혐오의 정치를 고수하고 있다. 차별의 작동방식을 발견하고 해소하기 위한 법과 정책을 만드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에서 국회와 정부의 역할이지만 이들이 표를 위한 정치로 오히려 차별과 혐오세력의 눈치를 보거나 이용함으로써 불평등과 양극화를 방치하고 있는 동안 차별은 오늘도 여성과 사회적약자의 삶을 위협하고 이들을 거리투쟁으로 내몰고 있다. 여성들이 장애인들이 청년들이 성소수자들이 이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차별을 말하고 평등을 요구하는 것을 불법운운하며 왜곡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헌법에 반하는 것은 '비장애 이성애 남성 중심' 기존 사회 질서다.

15년간 차별금지법 제정의 요구는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시민들의 피해와 고통을 통해 시작되었고 연대의 힘으로 지속되어왔다. 그리고 지난 4월 11일부터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위해 이종걸(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과 미류(인권운동사랑) 두 활동가가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지금의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불평등과 양극화, 기후위기 돌봄의 위기는 인간중심, 남성중심, 이성애 정상가족 중심이라는 차별과 배제의 결과이다. 정치가 차별과 혐오에 동조할 때 피해는 고스란히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국회는 혐오세력의 눈치보기로 차별금지법 하나 제정하지 못한다는 오명을 벗고 4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평등에 동참하라. 바로 지금!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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