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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화요논평입니다.~

진해여성의전화 2018.05.17 09:53 조회 수 : 260

데이트폭력 사건 왜곡 보도한 언론 규탄한다

 

광주 데이트폭력사건 등 최근 데이트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보도 행태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자극적으로 범죄를 재현하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 더욱이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다른 이성과의 술자리를 나 몰래 해서’, ‘진단에는 나와 싸운 게 아닌 넘어져 다친 걸로 되어 있다는 등 가해자의 변명을 그대로 인용하며 여성폭력에 대한 통념을 확산하고, 피해를 축소하는 등 잘못된 보도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지난 4, ‘동국대 병원 데이트폭력 사건에 대한 보도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은 행태를 보였다. 특히 가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상세히 보도한 아시아경제 기사는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

 

동국대 병원 데이트폭력 사건은 같은 병원의 전공의였던 가해자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피해자에게 상습적인 데이트폭력을 일삼았던 사건이다. 본 사건은 지난 2016년 검찰 단계에서 가해자의 상해 피의사실이 인정된 바 있으며, 다만 가해자가 초범인 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참작되어 기소유예로 종결되었다.

 

교제 기간 동안 피해자에게 생활비를 전적으로 의존했던 가해자는 경제적 폭력뿐 아니라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고, 폭력 피해를 주변에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을 일삼았다. 가해자는 협박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폭행으로 진료를 받은 피해자의 의무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기도 했다. 데이트폭력 가해 사실이 알려질까 봐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는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SNS를 이용,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을 게시하는 등 계속해서 피해를 야기하기도 했다. 이후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도리어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피·가해자 상호 간 접근하지 않도록 조정이 성립되었다.

 

데이트폭력은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그 특성상 사진, 진단서 등의 명시적인 증거를 남기기 어렵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보호자로 의료기관에 동행하거나, 피해자가 기록해놓은 증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피해자를 감시·통제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증거가 있는 폭행만도 수차례라는 것은 증거를 남기지 못한 신체적·정서적 폭력은 더욱 일상적이고 상습적이었음을 시사한다.

 

20184월 아시아경제는 본사건을 가해자의 입장에서 보도하며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를 야기하였다. ‘우발적인 물리적인 충돌이라는 가해자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며 범죄를 축소하고, 범죄 피의 사실이 인정된 것은 의도적으로 누락시켜 가해자의 데이트폭력 가해사실이 허위인양 왜곡하여 보도하였다. 또한 가해자가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한 것을 인용, 도리어 가해자가 피해자인 것처럼 서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역으로 고소하는 등의 가해자가 흔히 사용하는 전략으로, 원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일 뿐이었다.

 

보도 이후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한 2차 피해도 매우 심각하다. 댓글의 내용은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공격의 심각성,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통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미투는 믿지 못하겠다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남자 인생을 막는다며 가해자의 입장에 깊이 공감하여 사건을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하는 것 등이다.

 

이 같은 피해자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과 공격을 부추기는 언론을 강력히 규탄하며, 해당 언론사는 그 무책임함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피해자에 계속해서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저열한 행태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본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의심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18.05.16.

 

한국여성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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